입문반부터 실전반까지 쉬지 않고 쭉 수강했는데 사실 실전반을 신청하기 전에 많이 고민했었습니다.
일단 심화반에서 드러난 제 실력에 실전반을 들어도 되는가 의문이 들었습니다.
그런데도 신청한 이유는 기본이 아무리 중요하다해도
기본만 열심히 공부해서는 응용과 심화는 할 수 없다 라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.
물론 이 판단은 제 업무 분야를 근거로 생각한겁니다만,
그래서 실전은 어떤지 한번 맛이라도 봐야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.
그런데 시작하기 바로 직전, 사실 취소해야할까 고민했습니다.
새로운 수업을 맡게되어 당장 제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거든요.
커리큘럼도 새로 짜야하고 수업 자료도 만들어야하는데 병행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.
그럼에도 꾸역꾸역 수업을 들은 것이 정말 잘했구나 싶어서 이렇게 후기도 남깁니다.
6~7주까지는 '아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한다고 했지' 로 시작했다가 수업 후 '저것도 몰라서 번역은 무슨'으로 끝났습니다. 그러다가 어느 순간 '그래도 이번엔 말은 되는 거 같아' 하다가 수업 후 '아 저것도 몰라서 번역은 무슨'으로 끝났습니다.
네. 실력은 한 순간에 바뀌지 않습니다. 선생님께서 일단 번역에서 영어 실력은 기본이라 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입니다.
그럼에도 저 스스로는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. 의심하고 찾아보고 혼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은 수업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자신합니다.
시간이 촉박해서 출퇴근 하는 길에 메모장으로 과제하고, 아이 하교에 대기 시간하면서 과제하고, 마치 수험생처럼 일 끝나고 새벽에 과제하면서도 재미는 있었습니다. 제 실력이 부족하니 남들보다 더 시간이 걸렸겠지만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. 그리고 자료와 의미를 더 찾아야했더라구요. 힘드니까 적당히 찾다가 이거구나 하며 자기합리화도 많이 했습니다. 그렇게 12주가 끝났네요.
선생님은 소녀같은 웃음을 지으시면서 본인의 이야기도 전혀 꺼리낌없이 이야기하시지만
안경을 쓰시면 표정이 달라지시면서 거침없이 설명하시죠.
글도 그냥 해석하는 게 아니라 경험에 빗대어 상황을 이해하고 상상하면서 해석하시니
번역가는 저래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.
동기분들의 질문 하나 하나 들으면서 이런 고민까지 하면서 번역했네 하면서 뜨끔했습니다.
전 하고 싶은 질문은 많았으나 이런 기본적인 걸 물어도 되나 싶어 못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.
나중에 보니 하면 안되는 질문이 맞더라구요. 그저 공부를 하면 되었을 질문이었습니다.
정말 이해가 안갈때는 동기분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. 저의 질문에 비웃지 않고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이 기회를 빌어 감사드립니다.
힘들었던 시간이 이렇게 끝나니 실전반 2가 개설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.
전 아직 배울 게 많고 12주는 턱없이 부족하네요.
취소하지 않고 이 수업을 수강해서 정말 다행입니다.
[출처] 글로 먹고살기 - 바른번역 글밥아카데미 공식카페